5년만에 다시 돌아온 블로그
새로운 10년을 여는 2020년 첫 글은
사라진 홍콩의 옛 건축물을 찾아보는 기획 연재물로 시작한다.
그 첫문을 열게 된 건축물은 이미 오래 전
영화 "아비정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영화 아비정전 속 아비가 살았던 허름한 아파트를
촬영했다는 사실과
영화 촬영 뒤 3년뒤인 1993년에 헐려 이미 재건축되었다는 것
그리고 위에 남겨진 사진과
이 건물이 과거 "시무어 테라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 뿐이었다.
오직 정보는 그 것 뿐이었다.
예전 홍콩 여행 중 미드레벨에 갔을 때
미드레벨에서 걷다 지쳐
웰컴슈퍼가 눈에 보이자
'저기서 뭐라도 사서 후딱 호텔로 들어가자'라고 생각했었다.
미션수행 후 미리 점찍어둔 그 웰컴슈퍼에서
맥주와 과일 여러가지를 사서 터벅터벅 걸어내려갔는데
뒤늦게 알았지만 그곳이 아비의 아파트 촬영지 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사진 속 건물이 낡았지만 웅장하고 위엄있어
과거의 영광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누가 그 건물의 주인이었고 어떻게 해서 지었는지
과거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본 사진과 정보를 찾아
퍼즐처럼 맞춰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사진들
이 사진은
현재도 지형이 그대로여서 어딘지 바로 알아차림
그리고 여기 이사진 넘버원 시무어 테라스라는 위치정보까지 나와 있고
앞사진과 비교해서 건축양식이 동일해 정문사진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진이 등장하면서 부터 시작
더 화려하지만 동일한 양식의 구조에 같은 시무어 하우스라는 정보
뒷면은 하나인데 정면이 두곳이라니 헷갈리기 시작
그리고 몇년이 흘렀다.
그리고 발견한 중요 정보
1900년대 이곳의 지적도 발견
직사각형이 아닌 다각형의 구조라는 게 밝혀짐
현재의 지도를 통해 건물의 규모와 위치를 추정해 보았다.
현재 시무어 플레이스, 킹스 코트, 골든 하이츠까지 포함하는 어마어마한 대지에
세워진 건물이었다는게 증명된다.
1925년 피크에서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
h, i 로 적힌 곳이 시무어 테라스인데 지형도에 비해 건물이 더 많아 보인다.
2차대전 일본이 홍콩섬을 침공하면서 서쪽 건물이 포격으로 무너졌고
그후 동쪽 건물만이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3면의 건물측면이 3장의 사진이라는게 증명
그리고 이곳의 정보를 알아보자면
데이비드 사순이라는 사업가의 토지를 아들들이 물려 받아 종교적 부지에서
일반 주택지로 변경하였고 1855년 시무어하우스를 완성한다.
그렇게 지어진 일부는 데이비드 사순의 아들 아서 사순이 소유하고
나머지는 분양을 하였다.
대저택으로 보이지만 이곳은 일종의 고급빌라였던 셈
총 13개의 번지가 있어 총 13세대가 거주했음을 알수 있다
1855년 지어진지 4년뒤 9번지를 분양하는 신문광고가 있었고
데이비드 사순 선즈 주식회사라는 것을 보아
사순가 후손들이 주택분양사업을 했다는 걸 알수 있었다.
그후 이곳은 영국왕실에서 기사 작위를 받은 홍콩의 할아버지 애칭을 가진 호퉁 경,
와인 유통업자 ,JP모건의 트레이더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130년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헐리기 3년전
60년대 홍콩을 살았던 영화속 인물 아비가 살았던 허름한 아파트로 등장한다.
아쉽게도 영화 스토리상 그 일부만을 촬영했기에
마지막이었던 건물 전체의 모습을 볼 수 는 없었다.
영화 촬영 후 3년뒤 화려하고 웅장했던 식민지 초창기 석조건물을
사라졌고 더 많은 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높고 더 높이 층고를 올린 미드레벨의 고층 아파트가 되었다.
그리하여 몇년째 풀지못한 수수께끼는 19년 가을에서야
의문이 풀렸고
다시 돌아온 블로그에 당당하게 그 내용을
첫번째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지형과 사진을 토대로 찾아본 과거와 현재와의 비교는 이러하다.
시무어 테라스의 첫 시작점
넘버원 시무어 테라스의 정면건물은
현재 이 모습이다.
왼쪽이 로빈슨로드 오른쪽이 시무어 로드의 교차점이다.
과거 사진에 비해 연상되기 쉽지 않지만 지형과
오른쪽 길 하단에 시무어로드라는 안내판이 있어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시무어 테라스의 뒷면은 로빈슨로드를 따라서 있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진 속 웰컴슈퍼에 들어가봤는데 생각보다 협소하고 지하층도 있었다.
부촌이라 그런지 주민들이 부유해 보였고 외국인커플, 백인남자+현지여성커플
홍콩인남자+대륙인여성커플이 있어 국제화된 곳이라는게 확 느껴졌다.
지금은 웰컴에서 마켓플레이스로 바꼈는데 그 뒤로는 미드레벨쪽은 안가봤다.
그리고 제일 화려한 건축양식이 눈에 들어오는 측면은
현재 아파트뒷쪽 면이다. 시무어로드쪽 방향이며
과거사진을 보면 로빈슨&시무어로드 교차점 정면(첫번째사진)과 발코니가 측면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수 있다.
시무어로드쪽으로 나온 현관은 현재도 거의 비슷한 위치가 입구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의 건물 건축양식을 흉내내어 살려 놓았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그대로 디테일은 살려놓지 못했다.
현재 건물이 있던 자리는 입주민을 위한 주차장과 슈퍼마켓이 존재한다
과거 시무어 테라스 건물을 보며 지나가거나
조부가 그곳에 사셔서 자주 방문했다는 이들의 증언따르면
웅장하고 화려한 아름다운 건물이었다며 추억했다.
필자는 그분들이 기억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만에 찾아보는 홍콩의 고 건축물 시리즈
2020년 10년을 새로 여는 프로젝트로
과거 홍콩 속 화려했던 건축물과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
그 이야기를 더 깊이 찾아보려한다.
다음 달에 또 이야기 해보련다